MD 집중공략.
- 14,025
- 0
- 1
MD (상품기획자) 가 하는 일, 머천다이저의 세계

옷을 사러 들어간 패션 브랜드 매장, 장 보러 들른 마트, 화장품 쇼핑을 위해 클릭한 인터넷 사이트 등 무언가를 사려고 할 때 보게 되는 물건들 대부분은 이들의 손을 거쳐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소비자와 상품 사이를 연결하는 광활한 머천다이저의 세계.
직장 여성 K는 집에 가는 길에 드러그스토어에 들렀다. 잦은 염색과 파마 때문에 푸석해진 머릿결이 신경 쓰이는 참이었는데, ‘손상된 모발을 위한 스페셜 케어 샴푸’라고 적힌 상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격도 적당하고 천연 추출물이 들어 있어 두피에 자극이 덜하다는 상품 설명에 혹했는데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종류의 샴푸에도 눈이 간다. 똑같은 성능의 이 샴푸는 구매 시 컨디셔너를 무료로 증정한단다. 결국 1+1의 유혹에 이끌려 두 번째 샴푸를 사기로 결정하고 계산대로 향한다. 계산대 옆은 초콜릿과 스낵 코너다. 모두 2천원을 넘지 않는, 낱개 포장된 것들이다. 줄을 선 채로 초콜릿을 구경한다. 1천9백90원, 그다지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포장이 제일 예쁜 초콜릿을 골라 샴푸와 함께 계산한다.
물건을 계산하고 나오기까지 K는 수십 종류의 물건을 보았다. 그중에 그녀는 자신에게 맞을 것 같은 샴푸를 하나 골랐고, 컨디셔너를 공짜로 얻었으며, 충동적으로 초콜릿을 샀다. 손상 모발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샴푸를 애초에 사지 않았을 것이고, 컨디셔너를 증정하는 게 아니었다면 그 샴푸를 고르지 않았을 거다. 또한 그녀는 초콜릿 가격이 2천원을 넘었다면 사지 않았을 거다. K가 세 가지 상품을 손에 넣기까지 그녀의 결정을 도운 사람들이 있다. 먼저 손상된 머릿결을 회복시켜줄 샴푸 제품을 기획한 사람, 매장에서 컨디셔너를 함께 주는 프로모션을 기획한 사람, 그리고 2천원을 넘지 않도록 초콜릿 가격을 책정한 사람. 이들이 모두 상품을 소비자와 연결하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 바로 MD다.
상품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다
어떤 상품이 기획되고 만들어져 유통되고 소비자에게 판매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든다면, MD는 감독, 즉 디렉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머천다이저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MD는 상품에 관련된 일을 한다. 어떤 상품을 기획할지, 어떤 식으로 생산할지, 어느 경로로 세상에 선보일지, 얼마에 판매할지, 팔리지 않고 남은 상품을 어떻게 할지까지 모두 MD가 결정할 몫이자 MD 업무의 일부분이다. MD는 숫자와 친해야 한다. 이 상품을 만들 원부자재를 얼마에 살지, 몇 개나 생산할지, 얼마에 팔지, 마진을 얼마나 남길지, 얼마나 팔 수 있을지, 재고가 얼마나 남을지 등 MD가 상품에 관해 다루는 모든 사항은 수치화가 가능한 것들이다. MD는 또한 사람과 친해야 한다. MD는 매출을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상품을 사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그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면 아무리 수에 밝다 한들 아무도 그의 상품을 사지 않아 결국매출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MD는 이 상품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파는 것이 현명한지, 상품 판매 가격이 적당한지, 소비자가 상품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등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각각의 질문에 대해선 더 깊고 정확하게 대답해줄 수 있는 담당자가 있을 테지만, 전체를 아울러 상품의 스토리를 완성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므로 얕아도 조금씩은 다 알고 있어야 한다.
MD에도 종류가 있다
머천다이저는 소속된 회사에 따라 그 업무와 지향점이 서로 다르다. MD는 업무의 차이에 따라 크게 유통업체 MD와 제조업체 MD로 나뉜다. 제조업체 MD는 상품을 만드는 브랜드에 소속된 MD다. 패션 브랜드를 예로 들어 이들의 업무를 소개하자면, 어떤 스타일의 옷을 신상품으로 만들지 디자이너와 상의하여 아이템을 기획한다. 여기에는 최근 소비자의 성향이나 시장 상황, 트렌드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그다음엔 실제로 이 아이템을 만드는 데 어떤 원자재가 얼마나 필요한지, 만드는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몇 개나 생산할지를 계산해야 한다. 이를 ‘원가계산’이라고도 표현한다. 제조업체 MD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이 단계에서 나온 금액과 마진율을 바탕으로 상품의 가격이 정해지고, 그에 따라 매출액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어떤 경로로, 어떤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지에 대해 판매 계획을 세운다. 여기까지가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 MD가 하는 일이다.
한편 유통업체 MD는 마트, 백화점, 소매점, 홈쇼핑, 온라인 사이트 등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모든 경로에 위치한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MD를 말한다. 리테일 MD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기존에 있는 다양한 브랜드로부터 상품을 구매한 후 이를 일정 마진율로 소비자에게 판매해 이익을 남긴다. 예를 들면 백화점 MD는 입점해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 실적에 따라 얼마나 더 또는 덜 들여올지 결정하는 한편, 소비자에게 어필할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한다. 물론 판매하고 남는 재고를 관리하는 일도 MD의 몫이다. 유통업체 MD는 한 사람당 적게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에 이르는 브랜드와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어떤 상품을 들여올지에 대한 바잉 업무나 브랜드 협력사 관리 업무에 치중하게 된다. 상품의 생산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상품 기획 업무는 비교적 많지 않으나, 때로는 해당 유통업체에서만 살 수 있는 단독 제품을 브랜드와 손잡고 만들기도 하는 등 기획 업무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TV홈쇼핑이나 온라인 사이트, 오픈 마켓 등 매장을 두지 않은 형태의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MD는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의 MD와는 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홈쇼핑 MD의 경우 하나의 상품만으로 단 몇 십 분의 짧은 라이브 방송 시간 안에 몇 천, 몇 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해 어떤 상품을 발굴해서 소개할 것인지에 대해 MD의 파워가 매우 세다. 반면 온라인 사이트 MD는 상대적으로 신규 브랜드를 소싱하는 업무에 대한 비중은 적지만 사이트 내에 등장하는 수백 개의 브랜드를 꼼꼼히 관리하는 능력이 중시된다.
누가 MD가 되는가?
인터넷에 MD를 검색하면 수많은 관련 자격증과 학원, 교육기관이 뜬다. 하지만 현직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오히려 MD 업무에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더라도 자신이 어떤 행사나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운영해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든지, 어떤 대회나 경연에 참여해 수치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성공적인 결과를 낸 경험이 있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는 MD 업무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현장 경험을 쌓는 것도 좋다. 패션 브랜드의 인턴이라든지, 원하는 유통업체의 아르바이트 이력은 후에 MD 직군 지원 시 평소에 자신이 얼마나 관련 업무에 관심이 있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이력이 될 수 있다. 상품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MD 직군의 특성상 연관된 다른 부서에서 경력을 쌓다가 MD 업무를 맡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패션 브랜드에서 디자인 업무를 하다가 MD 역할을 맡기도 하고, 백화점 영업부에서 근무하다가 매입부로 옮겨가 바이어가 되기도 한다. 모두 기존에 하던 일이 상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업무이기 때문에 MD로 변신하고 나서도 일에 적응하기가 수월하다.
기획 MD? 바잉 MD?
사실 이 두 가지 표현은 MD의 대표적인 업무를 나타내기 위해 쓰이는 관용적인 어구일 뿐 실제로 기획 MD와 바잉 MD가 완전히 다른 종류의 머천다이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MD의 업무에는 일정 부분 기획과 바잉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마트나 백화점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MD의 경우 매장에 들어갈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매입하는 바잉이 주된 업무이지만, 협력사와 협업해 주요 고객을 위한 특별 판매 상품을 만들거나 판매 촉진을 위한 특별 프로모션을 개발하는 기획 업무도 병행한다. 한편 상품을 만드는 제조업체인 브랜드에서 일하는 MD는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는 팔릴 만한 상품을 생각해내는 기획 업무가 주된 일이지만, 이후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나 부자재를 구입하는 바잉 업무가 뒤따른다.
MD와 VMD는 무엇이 다른가?
비주얼 머천다이저(VMD)는 매장에서 상품의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직군을 말한다. MD가 상품이 선택되고 유통되어 소비자에게 판매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면, VMD는 판매 과정에서 상품이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매장 내 상품 배치는 물론 더 나아가 판매 매장의 위치나 전반적인 인테리어에 관한 부분까지 포괄적으로 관장하기도 한다. 매출 규모가 큰 매장의 경우 보통 VMD를 따로 둔다. VMD는 패션 직군에 가장 많지만 점차 ‘무엇을 사느냐’만큼 ‘어디서 사느냐’를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최근에는 리빙, 식품, 가전 등의 직군에서도 VMD의 역량이 발휘되고 있다.
Q&A
1. “MD”가 어떤 직업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그에 따라 필요한 자질(성격, 지식 등)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판매와 구매의 접점에서 서로간의 요구에 맞는 원활한 소비활동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중간자 역할을 합니다. 또한 단순히 판매와 매출달성만을 목적으로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우리생활에 꼭 필요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의적인 상품 개발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MD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빠른 시장 파악력과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아이디어, 만들어진 상품을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설득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열정과 성실성은 기본이고요.
2. “MD” 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계기)가 있으신지요? 어떤 경로를 통해 이 분야에 진출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디자인 전공을 하며 VMD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던 차에 조금 더 영업활동의 중심에서 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MD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주거 환경, 인테리어 쪽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어 당연히 리빙 카테고리를 선택하였고, 그러던 중 아망떼라는 회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3. 본인이 생각하시는 “MD”에 대한 매력, 장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원래 일 욕심이 많아 이것 저것 다 하고 싶어하는 성격이었는데, MD가 되니 정말 다~ 할 수 있었습니다.
그게 장점인 동시에 단점일 수도 있겠네요. 상품 기획에서부터 영업, 마케팅, 매출 데이터 분석까지 모든 파트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일입니다. 디자인 감각, 수치 감각, 영업 감각 이 모든 능력들이 총 동원되어야 하는 일이라 매번 새로운 일을 하는 것 같아 재미있긴 한데, 부분부분 제 능력의 부족을 느끼고 절망할 때도 많습니다. 더 공부해야 겠다는 자극을 항상 받고 있답니다.
4. “이 직업(업무)은 이런 부분에서 별로다(어려운 점 등)” 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세요?
온라인 쇼핑몰 팀이라 업무시간의 절반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다 보니 너무 움직임이 없어 갑갑하고 눈과 등허리, 뒷목 등이 뻐근해 올 때가 있습니다. 잘못하면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항상 규칙적으로 휴식시간을 가지며 몸도 풀어주고 정신도 맑게 해주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전 이런 답답함을 주말을 이용해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며 풀어주고 있습니다.
5. 업무를 하는데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해야 할 일과 기간을 확실히 정해 적어놓고 하나씩 빨간펜으로 지워가며 업무처리를 하니 엄청나게 일이 쌓여있는 와중에도 심적인 여유를 유지하며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 리스트를 보면서 어떤 일이 가장 중요하고 빨리 해결해야 하는 것인지 거듭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MD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물론 매출 목표를 달성하였을 때 가장 보람이 크겠습니다만, 전 고객 상품평에서 우리 상품을 받고 아주 만족하고 있다는 글을 읽을 때면 큰 감동과 보람을 느낀답니다. 이렇게 구매한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우리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할 수 있는 상품을 많이 만들어야 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릅니다!
7. 기획을 위한 정보는 어떻게 수집하는지?
잡지나 인터넷 매체 언론 기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정보를 수집합니다. 요즘에는 소비자가 직접 트랜드를 창출하고 이끌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 블로그나 까페,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도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8. 하루의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매일: 매출 분석 - 담당 쇼핑몰 상품 및 광고 관리 - 영업 기획(특가 및 이벤트진행) – 재고/리오더/신상품 현황 파악 등
상시: 민원처리, 촬영, 상품페이지, 자료 수집, 상품 제안 등

`19.11.15